일본 앱 마케팅, 우리가 착각했던 3가지

일본은 전 세계 앱 퍼블리셔에게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가장 도전적인 시장 중 하나예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유료 앱이나 구독형 서비스에도 지갑을 여는 데에 큰 저항이 없죠. 특히 모바일 게임이나 구독 앱은 글로벌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일본을 꼽을 만큼 잠재력이 큽니다. 그런데도 많은 글로벌 팀이 일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장 자체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글은 일본·한국 시장 전문 컨설팅 회사 aix의 마케팅 총괄 Allen Park님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일본 앱 마케팅에서 자주 보이는 대표적인 오해들을 짚어보고, 실제 유저 행동과 전환, 성장을 좌우하는 문화적 차이를 정리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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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nueCast 2025 보고서에 따르면, APAC 지역의 평균 구독 앱 수익이 북미와 유럽 수준에 거의 근접했어요. 특히 일본은 시장 크기나 유저의 구매력을 고려하면 구독형 앱이나 모바일 게임이 글로벌하게 확장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시장이에요. 그런데 많은 창업자들은 일본 시장의 복잡함은 과소평가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많은 창업자들이 한국과 일본 시장이 하나의 전략이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문화도 다르고, 행동 방식도 다르고, 언어도 완전히 달라요. 이런 걸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쉬워요.” — Allen Park, aix 마케팅 총괄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는 가까워도, 유저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는 완전히 달라요. 일본 유저는 꼼꼼하고 신중하게 정보를 따져보는 편이고, 상세한 설명을 확인한 후에야 전환해요. 반면 한국 유저는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가고, ‘지금 아니면 안 돼’ 같은 메시지에 금방 반응하죠.
예를 들어 일본과 한국 유저들은 사용하는 검색 엔진부터 달라요. 일본은 시장에서 Google 점유율이 80%가 넘는 반면, 한국은 Naver가 여전히 1등이에요. 이런 디지털 행동 패턴도 서로 다르다는 걸 보여줘요.
많은 회사들이 일본 마케팅을 할 때,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일본식 디자인만 활용하면 전환율이 오를 거라고 기대해요. 하지만 서비스와 연관성이 없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마치 한국에서 마케팅한다고 해서 무조건 K-pop 아이돌 사진을 쓰는 게 정답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예요.
“서비스가 애니메이션이랑 전혀 관련이 없는데 굳이 그걸 쓰면 유저가 ‘이게 왜 있지?’라고 생각해요.”
— Allen Park
물론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경우엔 예외예요. 하지만 금융 앱이나 운동 앱이라면, 애니메이션보단 기능성과 신뢰감, 그리고 현지 문화에 맞춘 메시지가 훨씬 중요해요.
Yahoo! Japan이나 LINE 같은 일본 플랫폼이 Meta나 Google Ads보다 항상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예요. 초기 시장 진입 단계에선 글로벌 채널이 빠르고 효율적인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아요. 로컬 플랫폼은 세팅이 까다롭고 초기 파트너십 구축도 필요하기 때문에, 보상형 광고나 확장 단계에서 더 효과적이에요.
“초기엔 글로벌 플랫폼으로 빠르게 테스트하고, 이후에 로컬 DSP나 오퍼월을 써보는 걸 추천해요.”
— Allen Park
Hofstede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유저는 불확실성을 기피하고 목적 지향적인 성향이 강해 정보를 충분히 확인한 다음에야 결정을 내려요. 그래서 신뢰를 줄 수 있는 설명, 자세하고 명확한 기능 소개가 중요해요.
이런 특징은 온보딩부터 광고 크리에이티브까지 모든 접점에서 나타나요. 일본 유저는 감정보다 이성이 먼저예요. 직관적인 흐름, 깔끔한 번역, 친숙한 스타일이 중요해요.
“일본 유저는 ‘내가 이 앱을 선택한 게 현명한 결정인가’에 집중해요.”
— Allen Park
스키·스노보드 앱 Slopes도 처음에는 많은 글로벌 앱과 마찬가지로, 기계 번역에 의존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어요. 하지만 명확한 반응을 얻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었죠.
이후 aix와 협업하면서 전략을 완전히 재설계했고,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일본 유저의 기대와 행동에 맞춘 현지화’를 실행했어요:
그 결과 오가닉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리텐션 역시 크게 개선됐어요. 지금은 Slopes의 3대 핵심 시장 중 하나로 일본이 자리 잡았죠.
이번 글에서는 일본 시장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한국과는 전혀 다른 문화적 차이를 짚어봤어요. 이번 글을 요약하자면: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정리한 문화적 차이들이 실제 마케팅 전략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살펴볼 거예요. 단순히 시장을 이해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팀들이 어떤 방식으로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어떤 채널을 선택하고 운영했는지, 또 일본 유저에게 맞는 메시지를 어떻게 현지화했는지까지 하나하나 짚어볼 예정이에요. 이런 전략적 선택들이 어떻게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졌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드릴게요.